소식지 Vol.4

[{공간 (흔적, 관찰.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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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화동을 걷다 보면 프린터로 인쇄된 종이나 커다란 현수막에 ‘임대 문의’라고 써 있는 광고가 걸려져 있는 건물들이 눈에 종종 보인다. 어째서 이런 공간들은 ‘임대’라는 이름을 가진 공간으로 남겨져 있을까?  

임대라는 것은 주인이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건물을 임차인에게 사용 또는 수익케 하고 그 대가로서 임대료를 받는 계약이다. 즉 누군가에게 돈을 받고 자신의 공간을 내어주는 것이다. 그 공간을 빌려갈 사람이 없으면 ‘임대’ 건물은 영원히 주인을 기다리는 빈 공간으로 남겨질 뿐이다. 그렇다면 어째서 선화동에는 이러한 임대 건물이 수 년째 자리만 지키고 있는 것일까?

20년 전, 선화동에는 재개발 사업 소식이 전해져왔다. 선화동에 살고있던 대부분의 주민들은 재개발을 위해 집을 떠나고, 돈이 있는 사람들은 선화동에 새 건물들을 하나 둘 짓기 시작했다. 하지만 선화동 개발은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았고, 개발 중단과 재시작을 거듭 번복하게 되면서 지금의 선화동은 20년 전에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그 때와 비슷한 모습으로 정체된 지역이 되었다. 때문에 선화동의 거리에는 ‘임대 문의’라 써있는 건물들만이 수 년째 자리만 지키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오!대전> 전시장소는 이런 선화동의 수많은 임대 건물 중 한 곳에서 진행하게 되었다.  전시장소가 된 건물은 과거에 포교원(만덕암)과 기원(명석기원)인데 현재는 빈 건물로, 건물 주인 또한 더이상 아무에게도 세를 주지 않을 예정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포교원(만덕암)과 기원(명석기원)이 오!대전 전시 장소로 확정 되었고, 전시가 진행 될 보름 동안 우리가 그 장소의 사용인이 되려 한다.

<오!대전>의 네번째 소식지에서는 전시공간과 같은 위치에 있는 선화동의  비어버린 임대 건물들의 남겨진 흔적들을 찾아보기로 한다. 우리는 제 3자의 입장으로 멈춰서서 임대 건물을 살펴본 뒤 관찰하고 기록한 이야기를 담으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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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적, 관찰. 기록

선화동의 수 많은 임대건물에는 그들만의 흔적이 남아 있다. 어떤 건물은 사람들이 찾는 식당이었고 누군가의 생계를 책임지는 회사였으며 그 곳에 머물렀던 사람들의 집이자 삶의 공간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각자의 이유로 공간을 사용했던 사람들이 떠나고, 그렇게 그 장소들은 그저 ‘임대’라는 이름을 가지며 다시 그곳을 사용해줄 주인을 기다리는 멈춰버린 장소로 변했다.

사람들이 떠난 임대 공간 안에는 아직 치우지 않은(혹은 치우지 못한) 많은 흔적들이 잔류해 있다. 작은 쉼터가 되어주었던 낡은 의자, 한때는 누군가의 값진 재산을 지켜준 금고, 주인의 발이 대신 되어주었던 자전거, 자신의 일터로 가기위해 매번 오르내리던 계단, 무언가를 붙였다 뗀 자리에 남겨진 청테이프, 영업을 위해 사용했던 명함 등. 각각의 사연을 가지며 그 공간에 남겨져 버린 잔해 들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단서이자 매개체이다. 우리는 그 잔해들을 보고 멈춰버린 그 공간에 대해 상상하고 유추해 보았다.

-모든 임대 건물은 누군가의 소유지이기에 내부를 관찰 할 수 없다면 외부 모습을 통해 제 3자의 주관적 시점으로 주의깊게 살펴보고 기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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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전 소식지 Vol.4
[{공간 (흔적, 관찰. 기록—)}]은 오랜 시간 동안 선화동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임대 건물의 흔적을 담은 기록물입니다.

이번 오!대전 전시장소 또한 5년째 세입자의 발길이 끊겨 있던 공간이었기에, 전시장을 포함한 많은 임대 건물을 찾아 다니며 건물에 남겨진 흔적을 통해 이전에 어떤 장소였는지를 유추해보았습니다.

문장 부호인 괄호’[ ], { }, ( )’를 이용해 건물의 빈 공간을 표현하였으며 쉼표(,), 마침표(.), 엠대쉬(—)는 각각 공간의 흔적, 관찰, 기록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소식지 전면 그래픽에는 각 문장 부호를 이용하여 선화동의 임대 건물을 아스키 아트 형식으로 나타내었고 후면에는 임대 건물을 다니며 기록했던 메모를 넣어 관찰 일지의 느낌을 더했습니다.

<오!대전 월간 소식지>와 더불어 <오!대전> 전시 관련 정보와 다양한 활동들은 <오!대전> 웹사이트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채널 등을 통해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주최: 대전대학교 커뮤니케이션디자인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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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s by.

곽신희 shinhee4515@gmail.com

옥호영 kokiyaki@naver.com